자존감 올리기(2): 남을 흉보는 순간, 사실은 나를 비추고 있는 것이다 (정신건강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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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비판하는 순간, 우리는 종종 그 대상이 나라고는 생각하지 않죠. 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남을 향한 시선은 대개 나 자신에서 출발합니다. 예를 들어, 추운 날 집에 돌아온 엄마는 아이에게 옷을 더 입히고 싶어하고, 운동 후 땀에 젖은 아빠는 아이에게 옷을 벗기라고 합니다. 엄마와 아빠의 행동은 각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죠. 이처럼 남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은 나 자신의 감정과 상태를 투영한 결과입니다.
저도 이런 경험이 많았습니다. 예전에 저는 제 친구가 계획을 잘 세우지 않는다고 속으로 비난하곤 했어요. 하지만 어느 날, 제 자신을 돌아보니 제가야말로 준비가 부족한 사람이었다는 걸 깨닫게 됐죠. 그러다 보니 친구의 행동이 저에게 더 크게 느껴졌던 것입니다.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신의 행동을 남에게 투영하는 사례를 우리는 일상에서 자주 경험하죠. 예를 들어, 남을 쉽게 믿지 못하는 사람은 종종 자신이 신뢰하지 못할 행동을 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험담을 즐기는 사람은 누군가 자신을 험담할 거라고 늘 걱정합니다. 적대적인 감정을 지니고 사는 사람은 남도 자신을 적대적으로 볼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죠.
한 가지 에피소드가 떠오르네요. 어린 시절 친구들과 게임을 할 때, 친구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행동을 하면 저는 곧바로 의심했습니다. "쟤가 규칙을 어긴 건 아닐까?" 그런데 나중에 깨달았어요. 제가야말로 종종 규칙을 어기고 몰래 치팅을 했던 사람이었다는 걸요. 결국 남을 의심했던 이유는, 나 자신이 그랬기 때문이었던 거죠.
책 속에서는 도둑들의 이야기로 이 점을 잘 설명합니다. 물건을 훔친 도둑들이 물건이 모자라자 서로를 의심합니다. "우리 중에 도둑이 있는 거야?" 말도 안 되는 상황이죠. 하지만 이는 자신의 도덕적 기준을 남에게 투영한 결과입니다. 자신이 그런 사람이기에 남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게 된 겁니다.
우리는 종종 남의 표정을 보고 기분이 나빠 보인다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그저 몸이 아프거나, 피곤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상대방이 일부러 인상을 쓰고 있다고 느낍니다. 왜냐하면, 내가 기분이 나쁠 때 그렇게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약속을 깬 사람을 두고 "핑계일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아마 그런 사람은 평소에 자신이 그렇게 핑계를 대는 경우가 많았겠죠. 다시 말해, 우리는 우리의 경험과 감정을 기반으로 남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겁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남을 바라볼 때, 우리는 자신의 열등감이나 불신, 두려움을 발견하게 됩니다. 남이 나를 비판하거나 의심한다고 느낄 때, 그 생각의 뿌리는 사실 내 안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 번은 친구가 저에게 "너 자꾸 사람들이 너에 대해 뭐라고 할 거라고 걱정하지? 근데 솔직히 아무도 너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 말을 듣고 나니, 제가 얼마나 제 자신을 과하게 의식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억해야 할 점은, 우리가 남을 흉보거나 비판하는 순간, 사실은 내 안의 불안, 열등감, 혹은 불신이 반영된다는 것입니다. 남을 바라보는 눈은 기본적으로 나 자신을 투영합니다. 그래서 남을 비난하고 싶은 순간이 올 때, 먼저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 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 시선에서 나오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바로잡을 수 있다면, 우리는 더 나은 사람,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남을 통해 나를 더 깊이 들여다보는 연습, 그게 바로 성장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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